▲ 괴산군의 한 농가가 6·4 지방선거에서 쓰였던 폐현수막을 밭고랑에 깔고 울타리를 치며 병·해충을 막는데 활용하고 있다. 손근선 기자

6·4지방선거에서 쓰인 선거용 폐 현수막이 농가들 사이에서 인기다. 농민들이 선거용 폐 현수막을 밭에 깔거나 밭 주변에 울타리를 쳐 병·해충을 막는데 활용하고 있는 것이다.

실제 충북 괴산의 A 농가는 8일 선거용으로 쓰였던 폐 현수막으로 밭 주변에 울타리를 만들고 밭고랑에 깔았다.

A 농가뿐만 아니라 다른 지역 농가들도 선거용 폐현수막을 이용해 병·해충을 막고 잡초 제거에 나서고 있다. 밭고랑에 깐 폐 현수막은 잡초를 죽이고, 현수막에서 발생한 석유 등의 화학물질이 오히려 병·해충 방제 효과를 주고 있다는 게 농민들의 설명이다.

현수막의 활용도가 높아지자 일부 농가들은 화물 트럭까지 동원해 폐 현수막 매입에 나서고 있다.

한 농민(72)은 "밭에 깔린 현수막이 보기에는 어수선해 보이지만 병·해충을 막는데는 최고"라며 "2010년 선거 이후 모아뒀던 폐 현수막을 지금까지 쓰고 있다”고 말했다.

자치단체의 한 농업 관련 한 공무원은 "과학적인 효과는 정확하게 분석하지 못했지만 농가들 사이에서 (폐 현수막이) 인기있는 것은 분명하다"고 말했다.

자치단체에서는 그동안 대선과 총선, 지방선거를 치르면서 폐기처분된 현수막을 처리하는데 골치를 썩였다. 대부분의 선거용 폐 현수막은 소각 처리하거나 일부는 땅에 묻기도 했다. 그러나 환경단체 등은 다이옥신 등 유해물질을 유발시킨다며 반발했고, 폐 현수막 재활용 운동을 확산시켜 왔다.

충북청주환경운동연합 관계자는 “실제 폐 현수막의 활용을 위해 장바구니를 만들어 보급해 왔다”며 “환경오염을 막고 자원의 재활용 차원에서 제대로 된 시스템을 마련할 것”이라고 밝혔다.

한편 이번 6·4지방선거때 청주시 등 3개 시와 9개 군 지역 등 도내에 내걸린 후보 현수막은 대략 5000여장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된다.

여기에 선거관리위원회의 사전투표제 등 각종 선거관련 홍보 현수막까지 포함하면 숫자는 더 늘어 난다. 현수막 1개당 무게를 1.5㎏으로 봤을 때 무게만도 7500㎏ 이상될 것으로 광고물 제작업계에서는 보고 있다.

출처: 충청투데이  / 손근선 기자 kk55son@cctoday.co.kr